
키워드: #무성영화의걸작 #FWMurnau #시각적시 #농부와도시여자 #용서와구원 #영화미학
기(起): 배경
1927년에 개봉한 F.W. 무르나우 감독의 '선라이즈'는 무성 영화 시대의 황혼기에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예술의 가능성을 극단으로 확장시킨 미학적 걸작이다.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인 무르나우가 할리우드로 건너가 폭스 사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단순한 스토리를 시각적 은유와 혁신적인 카메라 워크로 승화시켰다. 영화는 '두 인간의 노래'라는 부제처럼,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인 유혹, 죄책감, 용서, 그리고 사랑의 회복을 장엄한 시각 언어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무성 영화의 정수이자 가장 아름다운 영상미를 가진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승(承): 줄거리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던 한 농부가 도시에서 온 매혹적인 여인에게 유혹당한다. 도시 여인은 농부에게 아내를 살해하고 모든 것을 버린 채 도시로 떠나자고 속삭인다. 죄책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던 농부는 결국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아내를 배 위에서 물에 빠뜨려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아내를 보트로 유인한 농부는 실행 직전 망설이지만, 아내는 이미 그의 싸늘한 태도와 의도를 눈치채고 공포에 질려 도망친다. 농부는 절망에 빠진 아내를 따라 도시로 향한다.
전(轉): 절정
도망친 아내를 찾아 도시의 혼란스러운 인파 속을 헤매던 농부는 마침내 그녀를 발견한다. 아내는 아직 남편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고, 농부는 도시의 활기차고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자신이 저지르려 했던 죄의 무게와 아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화해의 시간을 가지며 도시의 유쾌한 일상을 함께 보낸다. 농부는 아내에게 다시 진실한 사랑을 맹세하고, 두 사람은 시골 마을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 거센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할 위기에 처하고, 이 위기는 그들의 관계를 시험하는 마지막 시련이 된다.
결(結): 핵심
'선라이즈'는 인간의 어둠과 빛, 유혹과 구원을 스크린 위에 시적으로 새겨 넣은 영원한 고전이다. 이 영화의 미학적, 정서적 깊이는 무성 영화가 도달할 수 있었던 최고점에 해당한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를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이유이다.
- 카메라 움직임의 혁신: 무르나우 감독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트래킹 숏과 핸드헬드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와 감정을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농부의 심리적 혼란을 표현한 롱 숏들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 시각적 은유와 표현주의 미학: 영화는 대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빛과 그림자, 미장센을 통해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도시의 화려함과 시골의 순수함, 유혹하는 여인의 날카로운 선과 아내의 부드러운 곡선 등 대조적인 시각적 요소들이 탁월한 은유를 이룬다.
-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감정: 죄와 속죄, 용서와 구원이라는 주제는 모든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는 보편성을 지닌다. 두 인간이 겪는 고난과 그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은 진정한 사랑의 가치와 회복의 힘에 대해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 작품은 영화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미학적 걸작이며, 대사 없이도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무성 영화의 힘을 경험하고 싶다면 직접 관람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시청 정보] 영화 <선라이즈 (Sunrise: A Song of Two Humans, 1927)>은 현재 네이버 시리즈온, Apple TV, 구글 플레이 무비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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